아르헨 당선인 "중앙은행 폐쇄, 도덕적 의무"…에너지회사 주가는 43% 폭등

입력 2023-11-21 07:58   수정 2023-11-21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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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의 대통령 당선인인 하비에르 밀레이(사진)가 극심한 경제난과 인플레이션을 해결하기 위해 국가 통화인 페소를 달러화로 바꾸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또 공기업의 민영화 계획을 약속하면서 국영 에너지 회사 YPF 주가가 장중 40% 넘게 폭등했다 .
◆"중앙은행 폐쇄는 도덕적 의무"
20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밀레이는 당선 후 미국 달러를 국가통화로 도입할지 여부에 대해 "중앙은행을 폐쇄하는 것은 도덕적 의무"라고 밝혔다. 그는 유세 기간 "페소는 쓰레기”라며 법정 통화를 달러화로 채택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왔다.

아르헨티나 매체 부에노스아이레스 타임스에 따르면 밀레이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선 중앙은행을 폐쇄하면, 통화는 아르헨티나인들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며 "중앙은행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하이퍼인플레이션'의 그림자가 항상 우리를 따라다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밀레이는 또한 "중앙은행이 정부의 과잉 지출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돈을 찍어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하고 있다"면서 "과거 경험을 봤을 때 아르헨티나가 통화량을 줄이면 인플레이션을 파괴하는데 18~24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밀레이의 뜻대로 아르헨티나가 당장 법정 통화를 달러로 바꾸긴 어려울 것이라고 WSJ는 내다봤다. 사실상 국가부도 상태인 아르헨티나 정부가 이를 실행할 자금이 없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서반구 담당 국장을 지낸 경제학자 알레한드로 베르너는 "우선 전체 본원통화를 달러로 전환하려면 자본시장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들은 (자본시장이) 없다"고 지적했다.

내부 반발과 법적 문제도 걸림돌이다. 지난 9월 호라시오 로사티 대법원 판사는 한 인터뷰에서 "페소를 외화로 대체하는 것은 위헌이며 국가 주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골드만삭스는 "경제학에서 모든 것이 그렇듯이 공짜 점심은 없다"며 "(아르헨티나가) 달러화를 채택하고 보존하며 혜택을 누리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달러화가 법정 통화로 채택되면 페소 가치가 더 폭락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당선인 한마디에 YPF 사상 최고가
급진적인 시장경제 정책을 내건 밀레이의 당선에 시장은 환호했다. 이날 달러 표시 아르헨티나 채권은 장 초반 약 5% 상승해 9월 이후 최고치 기록했다.

아르헨티나 증시는 공휴일로 휴장했지만, 뉴욕증시에 상장된 아르헨티나 기업 주가는 급등했다. 밀레이가 이날 인터뷰에서 "민간 부문의 손에 들어갈 수 있는 모든 (국영·공영기업) 것은 민간 부문의 손에 맡길 것"이라고 의지를 밝힌 영향이 컸다.

밀레이가 전면 민영화를 약속한 국영 에너지기업 YPF는 미국 뉴욕증시에서 39.89% 상승했다. YPF 주가는 장중 한 때 43% 이상 폭등했는데 이는 1993년 거래 시작 이후 최고치라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이밖에 아르헨티나 2대 국영 은행인 마크로은행(BMA) 주가는 20% 상승했고, 아르헨티나 최대 민간은행인 갈리시아 은행의 지주회사인 갈리시아금융그룹(GGAL) 주가는 17% 뛰었다.

한편 밀레이는 전날 치러진 대선 결선투표에서 개표율 99% 기준 56%를 득표해 승리를 거뒀다. 밀레이는 ‘작은 정부’를 넘어선 무정부 콘셉트의 공약을 내놓으며 정권 교체를 원하는 민심을 사로잡았다. 밀레이는 포퓰리즘을 없애겠다며 전기톱을 들고 선거운동을 하기도 했다.

아르헨티나는 자원 부국이지만, 심각한 재정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앙은행을 통해 페소를 대량으로 찍어냈고 통화 가치는 폭락했다. 아르헨티나 암시장에서 유통되는 페소 가치는 1년 전보다 약 90% 떨어졌다. 블룸버그는 아르헨티나의 올해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128%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물가를 잡기 위해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133%까지 올렸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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